
"앉아서 빌려주고 서서 받는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호의로 빌려준 돈이 악연의 시작이 되는 경우를 우리는 너무나 많이 목격합니다. 친구나 가족 사이라서, 혹은 금액이 적어서 차용증을 쓰지 않는 것은 상대방을 믿는 것이 아니라, 내 돈을 포기할 준비를 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종이에 "돈 빌려줌"이라고 쓴다고 해서 법적인 강제력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훗날 법정에서 확실한 증거로 인정받으려면 반드시 들어가야 할 6가지 필수 요소가 있습니다. 더 나아가, 소송이라는 지루한 과정 없이 바로 상대방의 재산을 압류할 수 있는 '공증'의 비밀까지 오늘 완벽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후에는 10년 지기 친구에게도 당당하게 차용증을 내미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안전한 금전 거래를 위한 가이드
- 1. 효력의 진실: 차용증만 있으면 돈을 바로 뺏어올 수 있을까?
- 2. 작성 공식: 법적 효력을 갖추기 위한 6가지 필수 항목
- 3. 공증의 힘: 소송 없이 경매 넘기는 '강제집행 인낙'
- 4. 이자율 제한: 법정 최고 금리 20%와 이자 제한법
- 5. 소멸시효: 차용증에도 유통기한이 있다? (10년의 법칙)
1. 차용증만 있으면 만사형통? (오해와 진실)
많은 분이 가장 크게 오해하시는 부분입니다. "차용증을 썼으니 안 갚으면 바로 경찰에 신고하거나 압류할 수 있겠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니요"입니다.
- 차용증의 역할: 돈을 빌려줬다는 '강력한 증거'일 뿐입니다. 그 자체로 강제집행 권한(집행권원)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 현실적인 과정: 상대가 돈을 안 갚으면, 이 차용증을 증거로 법원에 '지급명령 신청'이나 '민사 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여기서 승소 판결을 받아야 비로소 압류가 가능합니다.
즉, 차용증은 소송에서 이기기 위한 필수 준비물이지, 그 자체가 집행관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차용증조차 없다면 소송에서 이길 확률은 0%에 수렴합니다. 그렇기에 작성법이 중요한 것입니다.
혹시 지금 당장 작성할 차용증 양식이 필요하신가요?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제공하는 표준 서식을 무료로 받아두시면 가장 안전합니다.
2. 효력을 발휘하는 '6가지 필수 작성법'
A4 용지나 이면지에 써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아래 6가지 내용은 반드시 들어가야 합니다. 하나라도 빠지면 나중에 법적 다툼에서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1. 인적 사항: 채권자(빌려주는 사람)와 채무자(빌리는 사람)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를 정확히 기재합니다.
2. 원금: 빌려주는 금액을 적습니다. 이때 위조 방지를 위해 '일금 일천만 원정 (₩10,000,000)' 처럼 한글과 숫자를 병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이자율 및 지급일: 이자가 있다면 연 몇 %인지, 매월 며칠에 지급할 것인지 적습니다. (무이자라면 '무이자'라고 명시)
4. 변제 기일 및 방법: 언제 갚을 것인지(년/월/일), 어떤 계좌로 입금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5. 작성 연월일: 차용증을 작성한 날짜를 적습니다.
6. 기명날인(서명): 가장 중요합니다. 도장(인감 추천)을 찍거나 지장(무인)을 찍습니다. 싸인(서명)은 필적 감정이 어려울 수 있어 지장을 가장 추천합니다.
💡 꿀팁: 차용증 내용 전체를 자필로 쓰는 것이 가장 좋지만, 여의치 않다면 인쇄 후 서명란만이라도 자필로 받고, 신분증 사본을 뒷장에 첨부하면 완벽합니다.



3. 소송 없이 바로 압류? '공증'의 마법
앞서 차용증만으로는 바로 압류가 안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예외가 있습니다. 바로 '공증(공정증서)'을 받는 것입니다. 변호사 사무실(공증 사무소)에 가서 차용증을 공증받으면, 그 서류는 판결문과 똑같은 효력을 가집니다.
⚖️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
공증을 받을 때 "강제집행 인낙" 문구를 넣으면, 약속한 날짜에 돈을 안 갚을 경우 소송 절차를 생략하고 바로 채무자의 월급이나 통장을 압류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공증을 받는 진짜 이유입니다.
- 비용: 빌려주는 금액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몇만 원에서 1억 기준 약 17만 원 선입니다.
- 방법: 채권자, 채무자가 신분증과 도장을 지참하고 함께 공증 사무실을 방문하면 됩니다.
내 주변에 가까운 공증 사무소가 어디 있는지, 공증 비용은 정확히 얼마인지 미리 계산해 보고 방문하십시오.
4. 이자 50% 달라고 해도 될까? (이자제한법)
"급하니까 이자 많이 쳐줄게"라는 말에 속아 고금리로 계약하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나라는 이자제한법을 통해 개인 간 돈거래의 최고 이자율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습니다.
🚫 법정 최고 이자율: 연 20%
2021년 7월 7일부터 법정 최고 금리는 연 20%로 낮아졌습니다. (월 1.66% 수준). 만약 차용증에 "연 30% 이자"라고 적었더라도, 20%를 초과하는 부분은 무효입니다. 이미 초과해서 받은 이자가 있다면 원금 상환에 충당된 것으로 간주하거나 돌려줘야 합니다. 선이자(미리 떼는 이자)를 뗄 때도 실제 받은 돈 기준으로 연 20%를 넘으면 불법입니다.



5. 차용증에도 유통기한이 있다? (소멸시효)
차용증을 써놓고 안심하다가 10년, 20년이 지나면 어떻게 될까요? '소멸시효' 때문에 종잇조각이 될 수 있습니다.
- 일반 개인 간 대여금: 10년
- 상거래 채권 (사업자 간 거래): 5년
- 친구끼리 술값, 밥값 등: 1년
즉, 일반적인 차용증의 유효기간은 10년입니다. 이 기간 안에 돈을 갚으라고 청구하거나(내용증명 등), 소송을 걸거나, 가압류를 하거나, 일부라도 변제(이자 1만 원이라도 받음)를 받아야 시효가 중단되고 다시 10년이 연장됩니다. 아무 조치 없이 10년이 지나면, 빌린 사람은 "갚을 의무가 없다"고 주장할 수 있게 됩니다.
차용증 종이보다 더 확실한 건, 계좌 이체 내역과 문자 메시지입니다. 요즘은 '전자 차용증' 앱을 이용해 법적 효력을 더 쉽게 확보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사람을 잃지 않기 위하여
돈을 빌려줄 때는 앉아서 주고, 받을 때는 엎드려서 받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돈거래는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차용증을 요구하는 것이 야박해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명확한 문서를 남겨두는 것이 서로 간의 불필요한 오해를 막고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비결입니다.
상대방이 차용증 작성을 거부한다면? 그때는 돈을 빌려주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갚을 의지가 있는 사람은 차용증 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 알려드린 작성법과 공증 제도를 활용하여 여러분의 소중한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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